한 여성분께 연락이 왔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허리가 삐어서 큰일 났다고 한다. 결혼식이 언제냐고 물어보니 4주 뒤라고 했다. 하는 일이 뭐냐고 하니 백화점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일은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고 몸은 좋아져야 하고 결혼은 해야 하니 어떻게 방법이 없겠냐고 했다. 방법이 없어도 만들기는 해야 하는데... 좀 상황이 좋지 않았다. 실력보다는 정성이 더욱 들어가야 하는 고객님이었다. 상황을 보기 위해서 바로 백화점에 갔고 또 가보니 허리가 확 틀어져서 절뚝거리며 걷는 것이었다. 저런 자세로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일을 좀 쉬지... 한숨이 나왔다. 어떻게든 만들어보자고 하고 결혼 전까지 매일 보기로 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공부도 하고 철저하게 대비를 했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 막상 PT가 시작되었고 저렇게 몸을 확 틀 수 있는 근육은 요방형근이었다. 그래서 일단은 요방형근부터 어떻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물어보니 병원에서는 디스크가 터져서 수술을 당장 해야 한다고 했단다.더욱 조심스러웠지만, 이제 무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플랜을 잡았다. 그날 상황에 따라서 더하고 빼고를 반복했다. 백화점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조심하라고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걸음걸이가 좋아졌다. 그래도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었지만, 최대한 급한 내색을 안 보였다. 내가 급해지면 고객은 더 급해지기 때문이다. 최대한 마음의 평정심을 잡으면서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전진해 나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님은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 어깨가 무거웠는데 무거운 게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아직 걸음걸이는 다 돌아오지 않았다. 결혼식 당일에는 웨딩드레스를 입으니 이 정도면 괜찮다고 말씀은 하셨지만, 내 입장에서 그렇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좋게 해 드릴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게 할까? 고민하다가 걸음걸이도 다시 가르쳤다.
올바른 걸음걸이를 연구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이렇게도 걸어보고 저렇게도 걸어보고 가장 좋은 방법으로 걷기를 반복시켰다. 그랬더니 허리의 통증도 더욱 빨리 완화되고 걸음걸이도 많이 좋아졌다.고객이 만족하기 위해서 트레이너의 역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어느 고객 하나 쉽게 넘어가는 분이 안 계셨다. 특히나 이때쯤 오신 분들이 그랬다. 결혼식 3일 뒤로 왔고 마지막 PT는 그날로 마무리를 했는데 거의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고객님도 만족했고, 결혼식 당일에 축하까지 하러 갔다. 너무나 뿌듯했고, 4주간의 힘겨운 경주가 결혼식을 보면서 다 사라지는 것 같아서 너무나 뿌듯했다. 4주간의 힘든 여정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어디냐고 물어보니 거의 다 백화점 매니저들이었다. 백화점에 이렇게 허리 아픈 사람들이 많았나 생각했는데, 그들이 하는 말은 달랐다.외모를 중시하고 항상 다이어트를 달고 사는 사람들인데, 결혼한 매니저의 하체가 비만이었다는 것이다. 허리의 나아짐은 안 보이는데 하체의 라인이 정리되었다며 무슨 운동을 하느냐? 무슨 케어를 받느냐 물었다는 것이다. 그랬더니 나를 소개해줘서 연락한다고 하였다.
참 생각지도 못했던 하체 비만을 해결하는 샵이 된 것이다. 그래서 그때도 고민하기 시작했다. 허리의 케어가 왜 하체의 라인을 잡아 줬던 것일까?하체 비만인 사람들의 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옆 날개 쪽이 부각되어 있었다. 저들은 왜 유별나게 저 부분이 날개처럼 튀어나왔고 엉덩이는 크지만 펑퍼짐하였다. 어떻게 체형이 바뀌었길래 저런 형태가 되었을까?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서 있으면 가장 먼저 굳는 근육이 중둔근이다. 중둔근이 단축되면 골반을 아래로 당기게 되고 결과적으로 대퇴골이 내 회전하게 된다. 내회전의 결과 엉덩이는 펑퍼짐하게 되고 햄스트링 같은 경우도 원기둥처럼 뒤쪽으로도 나와야 하는데 거기도 거의 평평하게 된다. 그럼 대퇴골이 내 회전하면서 뒤쪽에 있을 엉덩이 살과 허벅지 뒤쪽의 라인이 앞으로 밀려서 순환이 안 돼서 날개에 쌓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건 나의 이론일 뿐이고 이론을 받쳐줄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인터넷이든 무슨 자료든 이런 것이 올라와 있을 리가 없었다. 없으면 만들어야 하니 새로운 반을 하나 만들었다.하체 비만을 위한 다이어트반을 만든 것이다. 테이핑으로 대퇴부 내회전 된 부분을 외회전 시키는 방법으로 붙였고, 외회전 근육을 강화했으며 내회전 근육은 스트레칭시켰다.
이 과정을 통해서 참가자들의 서 있는 자세들이 좋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하니 아래로 처진 골반이 업되고 허리라인도 생기고 등도 조금씩 펴지기 시작했다.
이 다이어트 반은 단순히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허벅지 라인을 잡아주는 것이었는데 허벅지보다 상체와 골반의 라인이 먼저 잡혀가기 시작했다. 사실 다이어트 업계에서 하체 비만이나 옆쪽의 살을 빼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주위의 친한 트레이너들이 걱정스러운 조언을 많이 해줬다. 그러나 나는 자료가 필요했고 내 생각이 잘 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1달간의 훈련 끝에 회원들의 피드백을 들었고, 회원 중 한 명은 30여년간 타이즈를 한 번도 입어 보지 않았는데 타이즈를 입게 되었고, 샤워실도 3년 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자신감이 생겨서인지 매일 샤워를 했다. 다른 분들도 살이 빠진 것 같지 않지만, 다리 라인이 이뻐져서 평소 소화하기 힘든 옷들이 쉽게 들어가고 핏도 예뻐졌다고 한다.
소 뒷말에 쥐 잡은 격이었다. 물론 생각하고 노력했지만~~하체비만은 아직도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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